직장 생활하면서 배운 점은 사람을 바라볼 때 개인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의 자를 두고 겪어 봐야 조금이나마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현지 회사의 영업 실적과 부흥은 캡틴 Joe (이하 가명을 "Mr.Joe"로 칭함)의 부임 전과 후로 나뉘어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성장하기 전에 입사하셨는데 입사하기 오래전부터 Joe님에 대한 소문이 주변 업계에서 널리 알려져서 회사 내에서는 유명인사처럼 여겨졌으나 저는 많이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을 때 동료 직원들은 모두 극진히 모셨으나 저는 왜 그런지 한동안 거리를 두고 근무했었습니다.
집안은 명문가 집안이고 부인은 현지 학교 교사로 근무하셨습니다. 자녀는 당연히 현지 명문 사립학교에 다닐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역 내 커뮤니티 봉사로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 다녔으며 사비가 드는 행사에는 일절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자녀 학자금은 회사 복지 차원에서 지원이 되는데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Joe님에 의하면 자녀 공부는 집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게 원칙이고 자녀를 어렸을 때부터 사립학교에 보내면 애들 버릇만 나빠진다고 해서 안 보낸다고 합니다. 유달르게 가족을 항상 중요시했으며 아무리 회사일이 많아도 퇴근시간이 정확했습니다. 항상 새벽에 출근하셔서 남들보다 업무를 일찍 시작하셨습니다.
Joe님 업무 능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으나 막상 부하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괜한 소문이 아녔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절대로 권위적이지 않았으며 그냥 옆집 아저씨와 같은 분위기였으나 업무에 있어서는 예리하며 한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실 정도로 매우 엄격하셨기 때문에, 당시 직원들은 지적받지 않기 위해 200% 아니 300% 이상의 효율성을 높여서 누구보다 더 노력했습니다. 한 번도 저희 직원들에게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인 적이 없었으나 각자 개성이 뚜렷한 다양한 국적의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근무하게끔 만드는 리더십을 가진 상사였습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생각해도 Joe님의 시선에는 항상 개선점이 보였습니다.
통상적으로 남들이 수년간 노력해도 얻기 힘든 중대한 계약 건도 일상적으로 해내셔서 회사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관리해야 할 사업현장이 많아졌고 동시에 직원 수도 늘었습니다. 많은 현장을 지원해야 했으며 수많은 직원들을 상대하면서 그만큼의 지혜도 필요했습니다. 그럴 때 Joe님이 잘 이끌어 주셨으며 아무리 직원들의 국적과 전문성이 달라도 Joe님의 말씀을 마치 수표처럼 여겼으며 누구보다 신뢰했기 때문에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Joe님 덕분에 무난하게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같습니다.
저희 회사에 입사하시기 전에 타국가에서 근무하셨는데 당시 같은 프로젝트에 근무하거나 같은 지역에서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Joe님 따라서 입국했습니다. Joe님 한 사람 때문에 타 국가의 도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대거 이주할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해당 국가에 위치한 대기업 회장님들이 직접 저희 회사에 방문하신 적도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긴장할 정도의 수준이었으니까요.
처음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는데 수년간 같이 근무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로 배울 점이 많았고 마음은 바다보다 더 넓으신 분이었습니다.
임직원까지 포함해서 현장 노동직까지 이름을 거의 다 외우실뿐더러 각자 개인 휴가 일정에 맞추어 배려해주셨으며 노동직 자녀 생일까지 모두 기억하시고 해당 날에는 더 특별히 챙겨주셨습니다. 직원을 모두 본인보다 먼저 배려해주시고 어떤 일이 발생하면 개인 가족 일처럼 여겨 신경 써 주셨습니다. 현장 노동직 한 명을 위해 눈물을 흘리시며 아파하셨으며 불의를 못 참는 불같은 성격을 지니셨습니다.
그러나 공과 사는 철저히 구분하셨으며 아무리 오랜 세월 같이 근무한 벗 같은 직원이라고 해도 업무에 있어서는 예외를 두지 않으셨고 엄격하셔서 저에게는 훌륭한 상사이셨으며 힘든 직장생활을 무난하게 적응해낼 수 있었습니다.
'해외생활 > 아부다비 - 직장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스터 보디빌더 (0) | 2021.10.29 |
---|---|
15분 짬뽕 (0) | 2021.10.29 |
프로젝트 발표를 김치라면과 함께... (0) | 2021.09.24 |
황사...삼겹살 & 소주 (0) | 2021.09.23 |
아랍에미레이트 국가를 다시 입국하면서 들었던 생각 (0) | 2021.09.22 |